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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선생님이 되고 싶은 러브네스
- 2008.12.19
잠비아에서 온 희망 편지
선생님이 되고 싶은 러브네스
지난 11월 우기에 막 접어들기 시작한 잠비아에서 올해 10살인 러브네스(Loveness)의 가족을 방문했습니다. 수줍게 웃는 모습이 이름처럼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러브네스는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서 120km, 자동차로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뭄브와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국토의 북서쪽에서 발원하여 남쪽 국경까지 이어지는 잠베지 강(Zambezi River)의 이름을 본 따 ‘잠비아’라는 이름을 갖게 된 남부 아프리카의 평화로운 나라. 잠비아는 전체 국민의 약 87.4%가 하루에 2불미만의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고, 5세 미만 아동의 절반은 나이에 비해 저 체중입니다. 초등학교 입학률이 전체 취학아동의 60%이지만, 중등학교 입학률은 20%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취학아동 가운데 소수만이 중등교육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1991년 이후 무상교육 폐지 이후 최근 초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이 다시 부활되었지만 PTA (우리나라의 육성회비), 교복, 교과서 등은 여전히 학부모 부담이어서 실질적으로는 교육환경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러브네스가 살고 있는 뭄브와 지역은 교사와 교육 자재가 부족해 어린이들의 교육환경이 매우 열악합니다. 뭄브와와 같은 시골지역은 교사들이 인근 도시에서 전근을 와야 하는데, 교사들을 위한 숙소나 교육시설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서 교사의 수를 늘려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시골지역에서는 교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교과서 역시 학생 4명당 한 권의 교과서를 나누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러브네스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겨우 들릴 듯 말 듯 한 수줍은 목소리로 “선생님이요” 라며 웃어보입니다.
동생과 함께 키우는 닭을 안고 있는 러브네스 (좌) 러브네스가 돌보는 돼지 가족
한국에 있는 러브네스의 후원자님의 도움으로 우기 때 마다 집에 물에 잠겨 어려움을 겪었던 러브네스의 집은 더 안전한 곳으로 이사도 하게 되었고, 적은 수이지만 돼지, 닭, 염소들도 기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러브네스와 동생들은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되었다며 부모님의 자랑도 대단합니다. 기르던 돼지가 얼마 전 4마리의 새끼를 낳아 러브네스는 전보다 더 부지런해졌는데, 가축들에게 먹이를 주고 돌보는 것은 러브네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가축을 기르게 되면서 부모님을 도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생겨서 기분이 좋다는 러브네스. 10살짜리 어린이 인데도 동생들을 챙기거나 가축들을 돌보는 모습은 어머니처럼 푸근해 보입니다.
새로 이사한 러브네스의 집
지구 반대편 누군가의 관심이 한 아이와 그 가족에게 삶이 기쁠 수 있는 희망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러브네스를 마음에품은 한국의 후원자님에게도 러브네스 가족의 이야기가 삶의 활력소를 주는 선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러브네스의 꿈이 이루어질 먼 훗날을 상상해봅니다. 잠비아의 어린이들이 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읽고, 교사들이 숙소 걱정 없이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넓은 세상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도합니다.
글/사진. 월드비전 국제개발팀 백진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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