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지역 구호활동땐 매일 안전브리핑 받아요”
조선일보 2007-07-24 05:38

▲ 한비야씨 한국인 피랍…
협상시한 또 연장 월드비전 한비야 팀장 아프가니스탄 대도시 위험등급 "레드"로 바뀌어

저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등으로 유명한 한비야(49)씨. 2001년부터 국제 구호단체 "월드비전"의 긴 급구호팀장으로 활동 중인 그의 첫 발령지가 아프가니스탄이었다. 평소 한국에 머물고 있는 한씨는 지금 도 세계 곳곳에서 재난이 터지면 48시간 안에 출동한다. 올해도 남미 볼리비아의 홍수재난 현장에 다녀왔다.

한씨는 “아프가니스탄 같은 분쟁지역에서 안전수칙을 어기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002년 3월, 한씨는 아프가니스탄의 월드비전 사무실에 도착해 가방도 풀기 전에 지뢰와 총기사고에 대 한 안전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지뢰가 많이 묻혀 있는 곳 중 하나죠. 긴급 구호활동을 할 때면 매일 아침 안전브리핑을 받아요. 일기예보를 듣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한씨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방탄조끼를 입은 채 어떤 날은 15분에 한 번씩 무전을 하고, 어떤 날은 2시 간에 한 번씩 무전을 할 것 등을 지시받을 정도로 안전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아프가니 스탄 헤라트에서 5만명의 주민들에게 식량을 나눠주는데, 요원 한 명이 안전을 못 지켜 사망한다면 5만명 이 굶을 위기에 처한다”면서 “(안전을 소홀히 하는) 몇 사람의 무모한 결정 때문에 (난민 지원) 프로그램 이 완전히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최근 상황은 더 나빠졌다. 월드비전 국제본부에서는 매주 위험도 등급을 판정하는데, 카불 등 아프가니스탄 대도시는 지난 6월 15일자로 "레드(Red)"가 됐다. 반정부군, 테러리스트 등이 활동하 는 지역이기 때문에 필수인원만 현장에 남고 모두 철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프가니스탄 대도시를 제외 한 지역은 아예 "블랙(Black)" 등급을 받았다.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직원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박란희 기자 r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