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구호활동은 존경받아야 할 고귀한 것”

쿠키뉴스 2007-07-26 08:07

[쿠키 사회]“국제 구호활동은 계속돼야 합니다. 그러나 구호활동에서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것은 안전수칙 입니다. 자칫 이 안전수칙이 무너지면 본인은 물론 지역 전체의 구호활동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결국 긴급 구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아프간 전쟁이 막바지를 향하던 지난 2002년 아프간에서 2개월동안 긴급구호활동을 벌였던 한비야 월드 비전 긴급구호팀장.

- 오지탐험가에서 긴급구호가로 변신해 첫 구호활동을 시작한 곳이 아프간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 우선 구호활동을 나간 사람들의 용기는 높이 평가돼야 하고, 앞으로도 세계 곳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을 위한 활동은 지속돼야 합니다. 다만 이같은 구호활동에는 반드시 안전수칙을 지켜야 합니다.

- 긴급구호현장에서의 기본적인 안전수칙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처음 아프간에서 가서 가장 중요하게 교육받은 것이 안전교육 이었습니다. 산길에서 차량 강도를 만났 을 때는 차든 현금이든 요구하는 것을 모두 주어라. 총격전이 벌어지면 얼굴을 땅에 대고 몸을 낮춰라. 폭탄이 떨어지면 귀를 막고 입을 살짝 벌려 고막을 보호해라 등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지뢰지역에 대한 활동 방법, 무전기 사용방법, 구호원과의 연락 방법, 인질로 잡혔을 때의 대응 방안 등을 숙지해야 합니다.

- 구호활동 참여자들이 사전에 확인해야 할 준비는.

▲ 제일 중요한 것은 현지의 사정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납치될 위험이 컸다면 대규모 구호 단을 파견하겠습니까. 저도 긴급구호현장에 나가기 위해 4주간의 혹독한 전문가 훈련을 이수했습니다. 더욱이 시시각각 변화는 현장에 대처하기 위해 2∼3년에 한번씩 재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특히 위험지역에 파견될 때는 지역별 위험도 등 정확한 내용을 브리핑 받고 떠나야 합니다.

- 분쟁지역의 위험도를 알 수 있습니까.

▲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월드비전이 구호활동을 벌이는 세계 100여곳이 4개 코드로 표시돼 있습니다.

코드 그린이라면 누구나 갈 수 있습니다. 코드 옐로는 약간 위험한 곳이고 코드 레드는 전문 요원들만이 일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코드 블랙은 구호활동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완전히 철수하는 곳입니다.

아프간은 코드 레드로 전문요원들만이 일할 수 있는 곳이며 외곽지역은 탈레반의 성장과 함께 블랙지역으로 구호활동 금지지역 입니다.

- 저술하신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는 책에서 아프간 활동을 보면 이 지역의 위험이 지금처럼 높은 것은 아닌 것으로 느껴졌는데요.

▲ 2002년 2개월동안 헤라트 등지에서 활동할 때와 지금은 상당히 달라요. 당시에도 위험은 있었지만 탈레반 정권이 무너져 지하로 숨어들고 흩어져 있던 시기였지만 이라크 전쟁이후 탈레반 세력이 상당히 커졌어요. 그만큼 위험해 진 것 입니다.

- 비 전문가가 분쟁지역 구호활동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죽어가는 세계의 이웃을 위하는 활동은 매우 고귀하고 존경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자칫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구호활동가 본인은 물론 기존에 일하던 구호단체까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결국 구호단체들의 활동이 중단돼야 하는 상황이 되면 현지에서 긴급구호가 필요한 사람들이 또다른 피해 자가 되는 것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경기일보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