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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돗가에 방치된 변기, 선영이는 화장실이 필요합니다.
  • 2012.12.11

수돗가에 방치된 변기, 선영이는 화장실이 필요합니다. 담장을 타고 햇살과 바람이 드나드는 수돗가에 변기 하나가 놓였다. 선영이(가명, 13세)는 변기에 앉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담장 밖 오가는 행인들 발소리에 제대로 일을 보지 못 한다. 수돗가에 변기 하나 덩그러니 나와 있는 선영이 집을 찾아갔다.

중단된 화장실 보수

엄마 명인(가명, 42세) 씨가 늦은 퇴근을 미안해하며 대문을 열었다. 전등이 안 켜지는 컴컴한 마루에 오르자 구멍이 숭숭 뚫린 문창호지가 눈에 들어온다. 혼자 몸으로 아이 셋을 건사하는 명인 씨의 집은 여기저기 손볼 곳이 많아보였다.

"아이고, 남사시러워라."

마당 한 켠 좁은 입구를 세탁기로 가린 곳에 문제의 변기가 놓여있다. 머리 위로 슬라이드 지붕을 얹어 가까스로 비와 눈을 피한다. 하지만 담 밖에서 보려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마당 안 동태를 살필 수 있다. 추운 겨울밤 바람 뚫린 수돗가 변기에 앉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머리를 감다보면 젖은 머리카락에 얼음이 생긴다.

7년 전 화장실은 마당 반대편에 있었다. 화장실 외벽이 점차 무너지고 냄새가 심했다. 그래서 정화조 공사와 함께 변기 위치를 바꿨는데, 공사비용이 부족해졌고 변기는 수돗가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 따로 화장실과 욕실이 없다.
기본적인 씻기와 배설의 욕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인 선영이 집.

외환위기로 회사부도

남편이 채권자를 피해 있는 동안 세 아이 생계는 명인 씨 몫이었다. 무작정 미용사자격증에 도전했다. 당장 끼니가 아쉬웠지만 동사무소에서 주는 일에 의존하지 않았다. 공공근로에 나가 일하면 당장은 쌀을 살 수 있지만 바로 그게 문제였다.

"소모적이기만 하지 비전이 없어보였어요. 그러면 장차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겠어요."

자립을 위해 평생 할 수 있는 기술을 고민했다. 아는 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일을 도우며 1년만에 미용사 자격증을 땄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자격증만으로 밥을 먹을 수는 없었다. 경력과 실력이 쌓여야했다. 그때부터 미용실 보조로 생활하며 매달 60만원을 벌고 있다.

"남편이 벌어다주는 월급으로만 살다가 회사가 부도를 맞으니 정말 세상이 노랗게 보이더라고요. 몸과 마음 추스르는데 2년이 걸렸어요. 우리 새끼들 건강하게 하루 끼니 다 챙겨 먹일 수 있으니 그걸로 감사합니다."

비만 오면 부엌천장이 새지만 손볼 엄두를 못 낸다. ▶
점점 낡고 어두워지는 집에 네 식구가 살아간다.

주눅 든 아이들에게

▲ 화장실에 한번 가려면 작은 방을 거쳐야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물 한모금도 안 먹는다는 선영이.

결혼할 때 해온 이불, 장롱, 그릇 어느 것 하나 안 버리고 그대로 사용하는 알뜰한 명인 씨.

"퇴근하면서 몇 년 간은 날마다 울었어요. 미용실 문을 나서면 거짓말처럼 두눈에서 눈물이 흘러 부은 눈을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으려 집에 오면 부엌에 들어가 저녁부터 준비했죠. 그때 다 울어서 이제는 안 울어요."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반겨주는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다. 종교가 아니었다면 이 귀한 가치를 모르고 넘어갔을 거라는 명인 씨의 꿈은 하루빨리 자신의 가게를 열어 아이들에게 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이다. 편부모 아래 넉넉하지 않은 생활로 힘든 사춘기를 넘어가는 아들에게 자존감을 주고 싶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비관하고 주눅 든 아이들에게 단단하게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선영이 가족은 4인가족 최소 생계비 110만원 정책에 따라 월급을 제한 나머지 50만원을 매달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명인 씨는 온힘을 다해 세 자녀를 지켜내고 있다.

세 아이들이 수치심 없이 청결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화장실과 욕실 보수가 시급하다.

조금 여유가 된다면 위태롭게 내려앉은 실내 부엌 천장 역시 손을 보아야한다. 낡은 한옥집, 보일러를 아끼느라 전기장판과 서로의 체온에 의지하는 선영이 가족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줄 이웃의 따뜻한 응원과 지원이 필요하다.

▲ 시골에서 따온 홍시를 선영이와 먹으며 하루 있었던 일을 서로 이야기한다.
시간이 갈수록 딸과 엄마는 친구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응원한다.

글, 사진/엄진옥 기자

문의 songyi_lee@worldvisi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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