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냐” 천사들과의 특별한 만남
예산군청 산림축산과장 방한일
아프리카하면 검은 대륙, 사하라 사막, 노예제도(아픈 역사)등이 떠오른다. 거기에서 좀 더 생각해 보면 해발5,895m 킬리만자로산,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에 있는 빅토리아 폭포,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야생동물 사파리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월드비젼(world vision)은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1억명의 지구촌 이웃들을 돕는 국제구호개발 NGO인데, 이 기구에서 추구하는 가치는‘모든 어린이가 풍성한 삶을 누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9월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Bob Pierce) 목사가 한경직 목사를 비롯한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협력하여 한국선명회(현 월드비젼)를 설립하였다.
1950년대는 육아원, 영아원, 맹아원, 농아원 등 시설지원을, 60년대는 아동병원을 건립하여 시설아동과 나병환자에게 무료 의료지원을, 70년대는 음성나환자 정착촌, 선명회 직업 보도소, 성남사회복지관 등 복지관을 설립하였다. 그리고 1980년대는 낙후된 농어촌을 대상으로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자립 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였고, 90년대는 1950년부터 국제본부에서 받아온 외국원조를 받지 않고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모금을 통해 국내사업, 해외사업, 북한지원 사업을 수행했다. 특히 2000년대는 21C를 맞아 “어린이가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내 사업은 현물보다 질 높은 프로그램지원의 비중을 높였으며, 북한에 씨감자 생산을 지원하여 자체적으로 식량을 자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이 지원하는 해외사업장은 케냐, 몽골, 인도 등 48개국에 191개 사업장인데 연간 후원금은 1,200억원이다.
케냐는 아프리카 대륙의 중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수도는 나이로비, 인구는 41백만명, 면적은 남한의 약 6배, 화폐단위는 실링, 연평균 기온은 7-31C로 건조, 열대기후대다.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으며, 기독교 45%, 천주교 30%, 이슬람교10%, 토착종교10%이다. 케냐는 73년간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다 1963년 독립하였고 대통령과 총리가 공동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42개 부족으로 이루어졌으며 키쿠요족(현 대통령)과 루오족(현 총리)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아프리카 50개국중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에서 모범적으로 발전하는 나라로 수도 나이로비는 UN아프리카 사무소 등 국제기구가 많이 자리 잡고 있어 아프리카의 중심도시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옥수수 등 농업과 관광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커피와 차등이 주요 수출품이다.
아동과 결연은 2005년 당시 월드비젼의 구호팀장인 한비야(현 월드비젼 세계시민학교 교장)씨의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기부에 참여하게 되었다. 첫번째는 케냐의 레소리 파이트(Lesori Faith)와 2005년에, 몽골의 소돈덴겔과는 2007년 7월에, 케냐의 자반 닉손(Javan Nickson)과는 금년 8월에 결연하였다.
몇 달 전 나는 케냐의 오지 어린이 자원봉사의 제안을 받았다. 며칠간 고민을 하다가 아내와 상의를 하게 되었는데 고맙게도 나의 아내는 나의 동행에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 나는 사전에 내가 하여야 할 역할과 아프리카 여행에 필요한 정보 준비물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였다. 또한 황열 예방주사를 맞고 말라리아 예방약을 출발 1주일 전부터 7주간 복용을 하였다.
한편, 떠나기 전 나에게는 작은 부담이 주어졌다. 내가 대한민국을 소개하는 강좌를 맡게 된 것이었다. 나는 행정공무원으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조금은 망설였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며 자료를 준비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케냐의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 이번에 새로 결연한 닉손은 6세의 남자아이 였는데 무엇을 좋아할까 고민을 하다가 태극기와 운동화, 연필, 노트, 시계, 손전등, 사탕, 과자 등을 샀다. 준비를 마치니 마음이 설렜다.
8월 23일 야간 비행기 시간에 맞추어 예산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승차하였다. 참가자들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서울지역 참가자, 그리고 월드비전 인솔자와 합류하였다.
케냐행 직항로는 올봄 동북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대한항공이 취항을 시작했다. 그 덕분에 우리는 한번에 13시간 운항으로 수도 나이로비(Nairobi) 국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가야할 한국 월드비전 앙구라이 사업장까지는 버스로 10시간 거리였다. 이동 중간 제3의 도시 키스부에 도착하여 아동에 지급할 일부 부족한 학용품등을 구입한 후, 저녁 늦게 앙구라이 호텔에 도착하여 주의사항과 앞으로의 봉사일정 등에 대해 협의를 하였다. 현지에 도착하여 놀란 일은 무장경찰 2명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는 점이었는데, 자초지정을 물어보니 2011년에 자원봉사자들이 숙박했던 호텔에서 물품 도난 사건이 있어 금년에는 경찰에 경비를 요청한 것이었다고 하였다.
화요일 월드비전 케냐의 앙구라이 사업장에 도착하여 현지 사업장의 하룬 대표를 비롯 식수, 위생, 아동복지, 결연, 에이즈, 보건, 정보, 운전, 회계담당 등 11명과 인사소개 및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앙구라이 사업장에서는 결연사업, 에이즈 예방 및 홍보사업, 어린이 교육, 보건교육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오전에는 3개조로 나누어 후원아동의 가정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아내와 나는 1조에 소속되어 자반 닉손(Javan Nickson)집을 찾아갔다. ‘닉손은 어떻게 생겼을까?’ ‘가정환경은 어떨까?’ ‘아이가 우리를 반겨줄까?’ 하는 설렘 속에 닉손의 집에 도착하였다. 집은 5평가량의 양철지붕 집 한 채(방1칸, 거실1칸)에 약1평 남짓한 둥그런 전통가옥 2채가 있는 농촌마을의 가정이었다. 닉손의 조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마을주민들이 우리 일행을 반겼다. 먼저 닉손과 우리부부가 한참을 포옹한 후 가족들을 일일이 소개해 주었다. 우리는 가져간 태극기 등 선물을 주었는데, 닉손도 보답으로 우리에게 바나나와 옷감을 선물로 주었다. 참 마음이 따뜻한 아이였다.
잠시 후 우리 부부는 준비한 시계를 집안에 걸기 위해 집안 거실에 들어섰는데 그곳에는 소박한 집기 몇 개와 케냐 대통령사진, 그리고 몇 장의 연예인 사진이 벽에 걸려있었다.
닉손의 가족은 조부모님과 엄마 그리고 닉손 등 네 식구로 닉손의 엄마는 17세에 닉손을 낳은 미혼모였다. 그동안 닉손을 키우느라 이제야 다시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만나지 못했는데 그것이 참 아쉬웠다.
다음은 지경섭 후원자이야기다. 지경섭 후원자는 작년에 세 가정을 방문하였고 올해가 두 번째 방문이었다. 그들은 그를 반갑게 맞이하며 안부를 전했다. 작년에 후원자아동 ‘켄’은 황소 두 마리, ‘트레바’ 는 오토바이, ‘옹고리’는 젖소 두 마리를 각각 전해주고 갔는데 그것이 가계에 큰 보탬이 되었다면서 큰 감사를 표현했다.
오후에는 르와타마 초등학교에서 후원아동과 결연자와 함께하는 레크레이션 시간이 있었다. 방학 중이었는데도 지역 인사와 오백 여백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우리는 아이들의 민속춤 공연을 본 후 2인3각 경기 릴레이, 훌라우프 돌리기, 바람개비놀이, 즉석사진 찍기, 페이스페인팅 등을 하며 오후 내내 후원아동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요일에는 찬가라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군수 경찰서장 등 지역인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경섭 후원자께서 지원한 우물 및 교실2칸 준공식을 거행하였다.
이어서 신축교실 외벽에 우리 후원자들이 함께 멋진 풍경화를 그렸다. 전통춤을 배우고 그곳 학생들과 친선 축구게임도 하였다. 나는 오전부터 온종일 나의 후원아이인 닉손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나는 찬가라초등학교 7. 8학년생(우리나라 중학교 1. 2학년) 100여명과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 월드비젼 현지 근무자 등을 대상으로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특강을 하였다.
먼저 칠판에 세계지도와 대한민국 지도를 펼쳐놓고 대한민국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질문하였다. 안타깝게도 아무도 아는 학생이 없었다. 다음은 대한민국의 수도를 아는 학생이 있는지 질문하였다. 역시나 아무 대답이 없었다. 내가 다시 영어 스페링 S로 시작한다는 힌트를 주니 그때서 한 학생이 손을 들어서 “서울”이라고 했다. 참으로 반가웠다. 그래서 준비해간 선물을 전달하며 대한민국은 6.25전쟁을 거쳐 어려움을 극복하여 세계에서 유일하게 ‘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외국에 원조를 하는 나라’라고 소개를 하니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모든 학생들이 큰 박수를 보내주었다. 참으로 감개무량한 순간이었다.
다음은 우리나라의 민요인 ‘아리랑’을 참가자들과 함께 교실이 떠나가도록 목청을 돋우며 부르니 교실 밖에 있던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교실 양쪽 창가로 빼곡하게 몰려들어 성황을 이루었다.
이어 나는 대한민국은 5천년의 장구한 역사를 지닌 나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계절이 뚜렷하고, 석굴암 등 10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 제30회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13 은메달8 동메달7개를 받아서 참가국 205개국 중 5위를 기록한 나라라고 소개하니 큰 박수로 응답하였다. 마무리 말로 여러분은 한사람 한사람 모두 소중한 사람이므로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여러분의 꿈을 반드시 이루어 케냐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당부하였다.
한국을 소개하는 강의를 마치고 교실 밖으로 나오니 데단 교장선생님과 월드비전 현지 근무자들이 대한민국을 이해하는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몇 번씩 격려를 해주셨다.
이어서 지경섭 님의 마술은 학생들에게 큰 기쁨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안겨주었다.
목요일에는 앙구라이 지역에서 소득증대사업을 모범적으로 하는 ‘아구뎁 자조모임’을 방문하였는데 때마침 우리 방문을 기념하여 마을 회관 신축 기공식을 개최하였다.
이어서 우리는 ‘차마시리 에이즈 자조모임’을 방문하였다. 그곳에서는 에이즈와 관련하여 지난 5년간의 추진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그들은 모임 초기에 월드비전에서 에이즈관련 교육을 하고 홍보사업을 시행하는데 보균자에 대한 편견이 심하여 어려웠다고 전했다. 또 어머니에게 감염된 상태로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교육 또한 힘든 일이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안전한 모유수유 예방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이곳의 에이즈 감염율이 2007년 14%에서 2012년에는 4.2%로 감소하게 되었다며 월드비전에 감사와 신뢰를 표했다.
우리는 장소를 옮겨 에이즈 감염 가정을 방문하였다. 엄마와 딸 두 명이 케냐의 전통가옥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만나 보았는데‘그동안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손예신 후원자께서는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서 큰 딸에게 입혀주었는데 딸이 참으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마음 한켠이 뭉클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날 우리는 점심으로 테소주 앙구라이지역 모세 의원댁의 초청을 받아 케냐의 전통음식인 옥수수 가루루 만든 오갈리, 뎅구 짜파티와 양고기 등 케냐 여행 중 가장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는 카카페 초등학교 장애학생 특수반 학생들과 일정을 잡아 그곳 운동장에서 행사를 계획하였는데 갑자기 내린 소나기 때문에 교실로 이동하여 행사를 하게 되었다. 에반스 에데테 교장선생님께서는 이곳 장애학생이 약 70여명인데 원거리 통학으로 학생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가정의 빈곤 등으로 교육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였다. 말씀을 듣고 우리는 장애 학생들과 탁구공놀이, 부채 그림그리기 풍선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 아이는 후원자와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는 두 시간가량을 울어 그것을 지켜보는 우리 일행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하였다.
저녁에는 금번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월드비전 앙구라이 사업장 현장직원과 우리 후원자, 그리고 한국 월드비전 관계자 모두가 참여하여 그동안 성과와 느낀점 등을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후원자 모두는 이번 봉사활동을 하며 책걸상이 없이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티 없이 밝게 생활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그 순수함에 동화가 되었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또한 한국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를 알리게 되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이번 일정동안 지구촌의 어려운 천사들에게 큰 사랑을 실천하는 지경섭 후원자님과 손예신 후원자님의 따뜻한 사랑의 향기는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나는 이번 봉사를 하며 어려운 이웃 천사들을 돕는 이들과 함께하고 이들과 아름다운 마음을 전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작은 사랑을 전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더불어 후원에 동참할 손길들이 많이 늘어나기를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일정을 계획하고 통역해 주시고 우리들의 안전한 귀국까지 도와주신 월드비전의 이지현 대리님, 김진택 간사님, 김효정 간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