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시에라리온은 지난해 나라 전역을 휩쓴 에볼라 바이러스로 1만340명이 감염돼 그중 30%(3145명)가 사망했다. 피해자는 감염자와 가족들만은 아니었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작년 여름 초·중학교들이 폐쇄되면서 170만여명의 어린이·청소년들까지 강제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당장의 학습 차질도 문제지만, 저소득층 가정 자녀들이 일터로 내몰리며 학교와 멀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도 나왔다.

  이런 근심을 크게 덜어준 '구원투수'가 넉 달째 활약 중이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교과 수업을 받도록 한 '라디오 학교(School in Radio)'다. 에볼라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던 작년 가을 시에라리온 교육부와 유니세프·월드비전 등 국제구호단체들은 '학교 공백'을 메워줄 대안을 고민했다. 답은 라디오였다.미 일간 USA투데이는 "시에라리온 국민의 80%가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환경에 있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교육 수단으로 적격이었다"고 전했다. 시에라리온 기자협회와 지역 라디오 방송국들도 수업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을 돕겠다고 적극 나섰다. 각 과목의 선생님 30명이 제작진·자문단으로 합류했다.

  '라디오 학교'는 일주일에 닷새, 하루 세 시간씩 방송된다. 아침 90분은 초등과정, 낮 90분은 중등과정이다. 활기찬 인사로 시작해 '숙제'로 마무리되는 것은 여느 교실 수업과 다름이 없다. 딱딱한 수업 내용만 방송하는 게 아니다. 시에라리온 교육부의 브리마 투레이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 인터뷰에서 "손을 깨끗이 씻어 소중한 생명을 지키자고 독려하는 한편,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절대 혼자가 아니다'라는 위로의 메시지도 전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