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사업 보고

마일롯 케빈 학교는 2010년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제가 처음 방문했던 2011년 10월에는 나무 조각들을 이어 겨우 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물이 새어 수업이 중단되기 빈번했고 비위생적인 환경과 식수부족으로 많은 아동들이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아동들, 성인 여성, 성인 남성등 다양한 초점 집단 토론을 하는 등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는 사업을 구상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초기 현장 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사업을 디자인 하는 중에 큰 어려움에 봉착하였습니다. 학교가 산 중턱에 위치하여 건축 자재를 운반하는 것이 어려웠고, 심지어는 마지막 구간에서 도로가 없어 차로 이동이 불가하였습니다. 몇 주를 고민하다가 사업을 포기할려고 하는 순간 주민대표로부터 전화를 받고 요청에 따라 다시 한번 현장을 긴급하게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앞에 펼쳐진 놀라운 광경으로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린 아이들부터 몸 가누기도 힘든 노인까지 모두 나와 공사자재를 운반할 수 있는 길을 새롭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저는 현실의 높은 벽만 보고 사업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있었지만, 주민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안에서 아이티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주민들 한 명 한 명이 다함께 힘을 합쳐 나아갈 때 없던 길도 만들어진다는 교훈을 깨달았습니다. 아이티에 희망은 있다!

많은 후원자님들의 격려와 기도, 주민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많은 이들의 헌신을 통해 지난 6월 희망의 씨앗이 심겨졌습니다. 교실 6개와 화장실이 갖추어진 멋진 학교가 탄생한 것입니다. 사업 전 220명에 불가했던 학생들이 지금은 300명까지 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1일 오랜 방학(아이티 정부에서 금번 여름방학을 1개월 이상 늘렸습니다) 후 가을 학기 시작되었습니다. 학교를 보며 이 학교가 아이티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말했던 이광기 후원자님의 고백처럼 ‘마일롯 케빈’ 학교가 아이티의 미래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시 한번 사랑과 격려로 함께 해 주신 많은 후원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